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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소식/성명·논평

호르무즈 파병, 검토도 계획도 하지 마라

by Domoleft 2026. 9. 4.

[전환 성명]

호르무즈 파병, 검토도 계획도 하지 마라

-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전쟁 동참 요구 단호히 거절하라


트럼프가 "한국이 이란 전쟁을 돕지 않고 있다"며 압박을 다시금 가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청와대가 호르무즈 파병이 "절차에 따라 검토 단계"이며, "전투/비전투 계획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파병 여부를 공식적으로 결정짓지 않았다지만,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침략전쟁에 대한 파병이 '검토 대상'이라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평화를 바라는 모든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자 모욕에 다름없다.


이번 전쟁의 발발 이유는 이스라엘과 결탁한 트럼프가 진행 중이던 핵협상을 뒤엎고 이란을 선제공격한 것임이 명백하다. 미국 국민들조차 과반수가 넘는 압도적인 비율로 이번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모두가 부정의하다고 비난하는 전쟁에 참전하여, 침략국의 알리바이를 함께 세워 줄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국제형사재판소 초대 수석검사는 이란 전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먹는 수준의 전쟁범죄라 비판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엔헌장 제2조 4항은 안보리의 승인이 없고 자위권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무력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헌정 수호와 민주주의 회복'을 내걸고 당선된 이재명 정부의 고려 대상이 침략전쟁 파병인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일각에서 파병 명분으로 내세우는 '자국민 보호' 역시 어떤 설득력도 없다. 전쟁 개입 정도가 높아질수록 전쟁 관여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미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편에서 참전하는 국가를 공격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경고한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되어 있는 아크부대 주둔지는 물론, 중동 각국에 파견되어 있는 기업과 외교공관 역시 적국의 동맹세력으로 간주되어 군사적 목표물이 될 수 있다. 어째서 우리 국민과 장병, 외교관들이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병정놀이에 희생되어야만 하는가?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면 오히려 이란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통항 권리를 확보해야 할 일이다. 이란 정부는 비적대국의 경우 협의를 통해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고, 이미 지난 5월 한국 선박이 이란과의 협의를 비탕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외교적 해법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구태여 전쟁의 방식으로 개입하겠다는 건 이재명 정부의 평화 의지를 의심케 하기 충분하다.


이라크 파병을 통해 대북 문제에서 미국의 협조를 얻어내려 했던 노무현 정부의 시도는, 이라크 침공으로 안보위협을 느낀 북한이 오히려 핵개발을 가속화하고 끝내 첫 번째 핵실험까지 진행하며 참담한 좌절로 끝났다. 이번 전쟁 역시 국제 질서의 불안정성을 강화하고 북한의 강경노선을 가속화해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 분쟁에 몸을 담아 한반도에서의 지역적 평화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평화와 인도주의에 기반한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국제연대를 통해 대안적 국제질서의 가능성을 개척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트럼프 정부의 전쟁노선에 굴종해 떨어질 이득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전쟁에 반대하는 세계 시민의 여론을 엄중히 어기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표하는 신제국주의 질서에 맞선 평화질서의 대안을 창출하는 일이다. 전환은 명분 없는 침략전쟁 참전을 검토하는 이재명 정부를 가장 강력히 규탄한다. 이재명 정부는 즉각 참전 검토를 파기하고, 평화와 인권, 국제법이라는 인류 공동의 가치 옆에 당당히 설 것을 약속하라.

 


2026년 9월 4일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