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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전쟁에 맞서는 일본의 새로운 반전평화운동

by Domoleft 2026. 3. 31.

[국제] 전쟁에 맞서는 일본의 새로운 반전평화운동

최근 트럼프와 밀착하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시사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 맞서 일본 전역에서는 청년세대가 주축이 된 새로운 반전평화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부터 '오타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일본의 새로운 평화운동에 대해, 후쿠오카현에서 시민운동가이자 인권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고토 토미카즈(後藤富和) 씨가 《도모》에 글을 보내왔다.


자민당 압승의 충격

2026년 2월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압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 결과로 중의원에서의 자민당 의원 수는 헌법 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개헌선인 2/3을 넘어섰다. 다카이치 정권과 전 통일교 관계자의 유착이 문제시되는 가운데 치러진 총선에서의 초압승에, 리버럴(입헌민주당 등 자유주의 정당·진보 야당 지지자: 편집자 주) 진영뿐만 아니라 다카이치 정권의 지지자들조차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카이치 정권의 압승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진단이 있지만, 일본의 첫 번째 여성 총리라는 화제성으로부터 아이돌의 '최애활(推し活·오시카츠, 일본에서 아이돌의 팬덤이 라이브 공연, 전시회, 굿즈 구매 등을 통해 자신의 '최애'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것. 한국의 ‘덕질’에 대응한다: 편집자 주)' 현상에 비유되는 '사나활(사나카츠·サナ活,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트와이스 멤버 사나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이름이 유사한 것에서 유래: 편집자 주)'[각주:1] 현상이 발생하여 정책에 대한 논의 대신 아이돌적 인기가 투표로 연결되었다는 분석이 많다. 또한 장기불황에 따른 경기침체와 국민 생활수준 저하의 활로를 군사행동이나 전쟁에서 찾고자 하는 일부 사람들 역시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뉴스에 소개된 '사나카츠' 현상. 출처: TBS NEWS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가 압승을 거두면서 일본이 전쟁에 휘말릴 것이라는 불안은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열린 일미정상회담에서 이란과의 전쟁을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것은 도널드뿐이다, 제대로 응원하고 싶다"[각주:2]며 트럼프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트럼프가 주요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파병을 요청한 와중에 이러한 발언이 나온 만큼, 현재 일본에서는 자위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 여부가 큰 정치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어나는 시민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하기 시작한 후, 이 대의 없는 전쟁에 맞서 일본 전역에서는 시민들의 반전 시위가 일어났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지지를 명확히 하고 난 이후 각지에서의 시위 규모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3월 25일 밤 국회 앞에서 열린 '전쟁 반대 시위'에는 비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24,000명에 달하는 시민이 모였다. 이 날 필자가 살고 있는 후쿠오카현에서도 후쿠오카시 텐진, 기타큐슈시 고쿠라, 쿠루메시 등 각지에서 시위가 일어나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 시위의 특징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시위와 달리 10~20대 청년층이 중심이 되어 SNS에서 참여를 호소했고, 조직적인 배경이 없는 시민들이 이에 호응하여 스스로의 의사로 모였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시위에 참가했다는 청년들도 많으며, '(시위는) 뭔가 무섭다'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참여하고 나서 "시위가 재미있다"는 소감을 SNS에 올리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3월 25일 밤 후쿠오카시 주오구 텐진(天神)에 모인 시민들의 전쟁 반대 시위. 출처: 필자

 

수많은 청년들이 화려한 펜라이트(형광봉, 응원봉)를 들고 있는 모습은 이번 시위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이는 2016년 한국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시위에 그 기원을 둔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위에 참여한 청년들은 촛불에서 더 나아가 바람이 불어도 빛이 사라지지 않는 응원봉을 들고 국회를 둘러쌌고, 당시의 영상은 SNS나 유튜브를 통해 일본에서도 널리 확산되었다. '최애'의 일러스트나 각각의 메시지를 담은 피켓과 현수막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결국 대통령을 탄핵해낸 한국 시민들의 결의, 저항하면서도 그 상황을 즐기는 한국 시민들의 강인함으로부터 오늘날 일본의 시민들은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차가운 눈빛

그러나 이러한 전쟁 반대 움직임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민은 여전히 ​​많으며, 지금도 대부분의 시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 일본에는 친구·동료 간 모임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여전히 뿌리깊이 남아 있다.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만으로 '의식 높은 계(意識高い系, 사회의식이 높은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꼬는 일본의 인터넷 용어: 편집자 주)'라 불리며 배제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지금의 정치에 내심 불만이 있더라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덧붙이자면 일본에서는 정치·종교·야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매너로 여겨진다).

 

전쟁 반대 운동을 냉소적으로 보는 시민들 중에는 반전 메시지를 무너뜨리고자 적극적으로 공격해 오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얼마 전 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흰 꽃을 물고 있는 토끼의 일러스트에 "전 세계에서 전쟁이 사라지도록"이라는 메시지를 더한 작품을 자신의 개인 SNS에 투고하자 "자기만족이다"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일러스트레이터는 사과문을 올린 후 해당 게시물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각주:3]

일러스트레이터 이나호 유라 씨의 반전평화 토끼 일러스트 / 왕관앵무 사진에 '평화 PEACE' 슬로건을 달아 업로드한 필자의 게시물. 출처: 트위터 @yura_inaho / 필자 페이스북 www.facebook.com/tomikazu.goto

 

이러한 움직임은 마치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비국민'으로 규정하며 배제했던 과거 일제 시기 치안유지법 하 사회를 상기시킨다. 이대로는 '전쟁 반대'와 '평화'를 말하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 시민들은 ‘NO WAR’ 메시지에 토끼나 다른 동물들의 일러스트를 더해 SNS에 올리며 평화를 호소하는 연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필자 역시 닭이나 왕관앵무의 일러스트에 ‘평화 PEACE’라는 메시지를 붙여 SNS에 계속 업로드하고 있다.


오타쿠와 평화, 건담과 평화

이렇듯 반발에도 불구하고 매일 여러 곳에서 전쟁 반대와 다카이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와중, 지금까지 평화운동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계층들도 속속 SNS나 거리에서 전쟁 반대를 호소하게 되었다. 3월 28일에는 '오타쿠'가 주도하는 반전 시위가 일어나,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아이돌, 철도 등의 서브컬처에 열광하는 3,800여명의 마니아(오타쿠)들이 국회 앞에 모였다. 이 시위에서는 '최애가 있는 세계를 전쟁터로 만들지 말라'는 슬로건 아래, 최애의 일러스트를 내걸거나 코스프레를 한 오타쿠들이 오타쿠 문화를 지키기 위해 일어났다.

 

이와 같은 날 신주쿠에서 열린 평화 페스티벌에서는 펜라이트를 손에 든 수많은 청년들이 "다카이치 그만둬" 구호를 외친 후 '호빵맨 행진곡(アンパンマンのマーチ)'을 합창했다.[각주:4] 이 모습은 마치 2024년 12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위에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불렸던 광경을 연상케 했다.

오타쿠 반전 시위 포스터 / 현장 참석자들의 모습. 출처: 트위터 @otakudemo2026 / 일본공산당 신문 아카하타(赤旗)

 

서브컬처가 반전의 상징으로 대두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1979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을 반전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건담을 정치에 이용하지 마라", "토미노 감독(건담 시리즈의 원작자이자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富野喜幸): 편집자 주)은 (건담이) 반전이라고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등의 비난이 일고 있다. 47년 전 등장한 구세대의 애니메이션이 왜 지금 다시 주목받는가. 왜 지금의 청년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일까. '기동전사 건담'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그 줄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전(1년전쟁, '기동전사 건담'의 배경이 되는 전쟁: 편집자 주) 말기, 현지에서 징용된 소년이 프로토타입 로봇 병기에 탑승하여 전투를 강요받는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소년은 출격을 거부하지만, 상관에게 맞고 억지로 출격하게 된다. 소년은 병기의 성능 덕에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오지만 심각한 PTSD를 앓게 된다. 어린 나이임에도 인간적인 감정이 사라지고 기계의 일부처럼 변해 어머니 앞에서도 적군을 쏘게 된다. 전장에서 만난 적군과 소통한 소년은 인간성을 되찾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적군의 생명을 빼앗게 된다. 현재 공개 중(한국에서는 4월 22일 개봉 예정이다)인 시리즈의 최신작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키르케의 마녀》는 앞선 대전의 종전 25년 후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부패한 정부에 저항하는 청년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이들의 운동은 테러로 간주되어 정부로부터 강력한 탄압을 받는다.

 

SNS에서는 "학도병 동원이 그려지고 "뜨거워요, 어머니!"를 외치며 죽는 모습이 묘사되었는데도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가?"라는 혹자의 글[각주:5] 에 대해 "건담이 반전?" "건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주세요" 따위 반론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건담의 원작자이자 총감독인 토미노 요시유키는 과거 인터뷰에서 "사람을 죽이는 싸움은 괴롭다. 그만두라", "각자의 정의에 따라 '지금이라면 이길 것'이라며 전쟁을 시작하면 그 과정에서 원한이 증폭되어 그만둘 수 없게 된다. 들어올린 도끼를 그대로 내리기 어렵듯이, 무기를 한 번 사용하면 사용자가 죽을 때까지 멈출 수 없다", "전쟁은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것" 등의 말을 남긴 바 있다.

좌측부터: 불타 죽는 '기동전사 건담'의 학도병 / 토미노 요시유키(좌측)와 야스히코 요시카즈. 출처: 선라이즈 / 건담 에이스

 

한편 작화감독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는 "오랜 역사에서 알 수 있듯 결국 인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그 결과 전쟁이라는 것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적이다'가 되면 그저 부정적이고 비참할 뿐인 세상이 된다. 그렇기에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왜 이해할 수 없는가'라고 탄식하며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동안 건담에 대해 '전쟁을 찬양한다'거나 '전투의 비참함을 묘사한다'는 양극단의 평가가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양쪽 모두 아니다. 주제는 '인간은 왜 전쟁을 해 버리는가',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등의 말로 주제의식을 더욱 명확히 해 왔다.

 

이에 더해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집단적 자위권 문제에서 명백히 보이듯 지금 일본은 미국을 추종하는 노선만이 드러나지만, 그렇게 되면 동아시아의 갈등이 깊어질 뿐이다. 전쟁 전 역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겠지만 한일합병과 중국 침략 등 일본이 뿌리를 공유하는 이웃을 과거에 힘들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식민지화'에 대한 반성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이를 모호하게 하는 현 상황이 한국, 중국의 사람들에게는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준 쪽이 겸손히 반성하고 상대에게 다가가면 자연스럽게 대화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한다"는 과거사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소개한 '오타쿠에 의한 반전 시위'에는 건담 시리즈의 프로듀서 우에다 마스오(植田益朗)도 직접 참여했다. 우에다는 집회 발언에서 과거 전쟁의지를 고양하는 애니메이션밖에 만들 수 없었던 시대가 있었다며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함께 손을 잡고 호소해 나가고 싶다"고 연설했다.

오타쿠 반전 시위 현장에서 발언하는 우에다 마스오 프로듀서. 출처: X @ekinukawa


복장과 교칙에 맞선 저항, 반전운동으로 이어지다

지난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후쿠오카시립 케이고 중학교나 지요다구립 코지마치 중학교, 세타가야구립 사쿠라오카 중학교 등을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서는 교복과 부당한 교칙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당시 일본의 공립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신는 양말의 길이를 세세하게 지정하거나, 치마 길이나 심지어는 속옷의 색깔을 검사하는 일까지 이루어졌다.

 

당시 교복 문제와 부당한 교칙 개정을 주도한 것은 기존의 관리교육(管理教育, 일본 학교의 군대식 교육을 비판적으로 이르는 용어: 편집자 주)에 의문을 가진 교장과 PTA(Parent-Teacher Association, 일본 학부모 협회) 회장이었지만, 그 배경에는 교복이나 부당한 교칙으로 인해 고통받는 학생들의 호소가 있었다. 교사들이 "규칙은 지켜라", "규칙을 지킨 뒤에 말하라"고 말하는 가운데 부당한 규정을 지킬 필요는 없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내고 바꿔내야 한다며 일어난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있었다.[각주:6]

 

이 당시 목소리를 높였던 청년들은 지금 반전운동의 중심에 서 있다. 만약 일본이 전쟁에 휘말린다면 가장 먼저 전장에 끌려가는 것은 바로 이들 세대다. 이들은 전쟁을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일은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총리가 마음대로 결정하게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국 각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후쿠오카현 변호사회관에서 2023년 5월 열린 '이런 교칙?' 심포지엄. 출처: 마이니치 신문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선 일본

미국의 노선만을 추종하는 다카이치 정권의 또 다른 문제는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에 대한 위기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3월 24일 도쿄의 주일중국대사관에 한 자위관(자위대의 장교: 편집자 주)이 칼을 들고 침입했다. 자위관은 체포 후 "대사에게 의견을 전하려고 했다. 듣지 않는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결기를 보이고자 했다" 밝혔으나,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해당 자위관은 중국 대사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각주:7]

 

이 사건은 대사관을 불가침으로 하는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조약을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법상 큰 문제이다. 게다가 현직 자위대원이 개인적인 주장을 대사에게 피력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일중관계의 악화와 자위대의 규율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대신의 반응은 "법과 규율을 준수해야 하는 자위대원의 체포는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에 그쳤으며 중국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심지어 다카이치 총리의 경우에는 사과는커녕 일체의 논평 자체를 내놓지 않았다.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사과 없이 유감만을 표명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문제일 뿐 아니라, 해당 자위대원의 행동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지나치게 관대한 점은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가 느슨해졌다는 우려를 낳는다.

 

과거 일본은 군부의 폭주에 의한 만주 사변과 군사 쿠데타인 5.15 사건(1932년 일본 제국 해군 장교들이 이누카이 츠요시 당시 총리를 암살한 사건: 편집자 주), 2.26 사건(1936년 일본 제국 청년 장교들이 총리 암살과 쿠데타를 시도했다 실패한 사건: 편집자 주)에 대해 미흡한 정부 대응을 보였고, 이는 군부의 폭주를 초래하여 중일전쟁 및 태평양전쟁으로 치닫는 단초가 되었다. 전쟁의 시작은 늘 사소한 계기에서 비롯된다. 다카이치 정권이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에 대한 사과를 계속 거부한다면, 일중관계는 극도의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고 현장 자위대원들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일중간 전면전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월 19일 백악관을 방문하여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갖는 다카이치 총리. 출처: 로이터

 

이란에 명분 없는 침략전쟁을 이어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노골적으로 아첨하며 한편 중국과의 대립은 심화시키는 다카이치 총리의 태도를 올바른 외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외교란 관계가 양호한 나라와의 결속을 강화하는 것보다 좋지 못한 관계에 있는 국가와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일변도의 다카이치 정권에 대해 일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다카이치야말로 국난(國難)이다"라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다시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가 될지, 평화헌법을 유지하고 전쟁을 하지 않는 나라로 남을지, 2026년 지금 일본은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일본의 시민운동과 새로운 반전평화운동이 지금 단지 일본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 중요한 이유다.


 

고토 토미카즈 (後藤富和)

 

변호사, 후쿠오카대학·후쿠오카교육대학 비상근강사.

후쿠오카시립 케이고중학교 PTA 전 회장, NPO 법인 일타테에 이사장.


각주

  1. 중앙일보, 다카이치 '최애 음식' 따라 먹는다…日여성들 '사나카츠' 열풍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9821 [본문으로]
  2. 중앙일보, 다카이치 "평화와 번영 가져올 수 있는 건 도널드 뿐" ... 트럼프 "위대한 여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3340 [본문으로]
  3. Yahoo Japan, ウサギの反戦イラストに「自己満」批判→制作者が削除・謝罪も... 「戦争反対」イラストを絵師が続々投稿 https://news.yahoo.co.jp/articles/9458f31320ec7b03d49f1d5792bfb525740cd474 [본문으로]
  4. 호빵맨 행진곡의 후렴구를 이하 각주로 인용한다.

    そうだ おそれないで みんなのために
    소-다 오소레나이데 밍나노 타메니
    그래 두려워하지 마 모두를 위해서

    愛と勇気だけがともだちさ
    아이토 유-키다케가 토모다치사
    사랑과 용기만이 친구야

    ああ アンパンマンやさしい君は
    아- 앙팡만 야사시이 키미와
    아, 아, 호빵맨 상냥한 너는

    いけ! みんなの夢まもるため
    이케! 밍나노 유메 마모루타메
    가라! 모두의 꿈을 지키기 위해 [본문으로]

  5. X @heihach23204272 x.com/heihach23204272/status/2034899203844108619 [본문으로]
  6. 法学館 憲法研究所, 学校の中に人権を取り戻す, https://www.jicl.jp/articles/opinion_2022128.html [본문으로]
  7. 연합뉴스, 中 "자위대원, 칼들고 中대사관 잠복…日, 책임있는 해명 필요"(종합) https://www.yna.co.kr/amp/view/AKR20260327143451083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