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927기후정의행진,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행진할 것인가?
일상이 된 기후위기에도 자본과 정부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외견상 기후정책 강화에도, 이재명 정부 기후정책은 자본의 이윤을 위한 산업정책의 부속품이자 그린워싱에 불과하다. 이재명 정부는 신공항 건설 강행과 핵발전 유지도 모자라, 신규 핵발전소 건설 입장을 내놓았다. 심지어 산업인프라 조성, 보조금 지급, 예타면제, 전문인력 양성까지 보장하는 반도체특별법으로, 공공재정을 반도체 대기업으로 이전하겠다는 의도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어디 이뿐인가. 지구적 전쟁 확대가 초래하는 기후부정의는 안중에도 없이, '방위산업의 날'까지 제정하며 무기수출 확대로 피묻은 이윤을 쌓자고 선동한다. 이재명 정부에 맞선 기후정의운동의 태도는, 단호한 투쟁이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다시 위성정당 문제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기후정의행진조직위원회에서부터 위성정당 참여 단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되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수많은 기후부정의와 그린워싱이 벌어졌고, 위성정당 창당은 그 부정의를 덮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확대, 탈원전 공약 파기, 가덕도·새만금 신공항 추진, PPA 등 전력산업 민영화 가속, 기업 민원창구에 불과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구성 등등. 공적자금을 자본의 이윤으로 바꾸는 '한국형 그린뉴딜'을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발표하는 모습은, 문재인 정부의 기후정책 본질을 여실히 드러냈다. 민주당과의 위성정당 창당은 이 모든 부정의에 눈감는 행위였다.
바로 그랬기에, 2023년 923기후정의행진조직위는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창당한 기본소득당을 54개 단체 중 33개 단체 찬성으로 제척하며 위성정당과 민주당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세웠다. 정당하고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행진 이후 2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있었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공단법' 국회 표결은 민주당과의 연대가 기후정의운동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며 제척의 정당성을 재확인시켰다. 진보당은 법안에 찬성했고, 기본소득당은 기권했다. 해당 표결은 '생태계 파괴와 신공항 건설 중단'이라는 923 기후정의행진의 핵심 요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폐기하며 기후정의행진 기조를 공문구로 만들었다.
2024년, 위성정당 사태는 더 크게 반복되었다. 그러나 2024년 907기후정의행진조직위에서 "보수양당과 함께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한 정당 역시 참여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수정안은 찬성 23표, 반대 28표, 기권 19표로 부결되었다. 2023년 결정 취지가 분명히 존재하고, 위성정당 문제가 더 심각해졌음에도, 2024년 결정은 위성정당을 불가항력적 문제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는 '민주당과의 연대'라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지역 현장을 지켜온 많은 운동을 그 내부로부터 흔들었다.
2023년과 2024년 결정의 차이, 그 결정적 요소는 진보당의 규모와 영향력이었다. 기후정의운동에 더 큰 타격을 입힌 정당에 대한 제어가, 해당 단위의 규모와 영향력을 근거로 불가능해지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했다. 기후정의행진조직위 가입 정당이 2020년 총선에 이어 2024년 다시 민주당과 위성정당을 만들어도, 민주당 입장을 따라 신공항사업에 찬성하거나 기권해도,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재발방지 입장을 표명하기는커녕 다시 민주당과 연대해도 기후정의행진조직위가 이를 가입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면,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행진하는가? 이런 논리에 따르면 행진의 목적은 행진 그 자체가 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묻는다. 무엇을 위해, 어디를 향해 행진할 것인가? 이재명 정부의 기후부정의 앞에, 기후정의운동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2025년 927 기후정의행진조직위원회는 기후부정의 이재명 정부에 맞선 투쟁을 결의하며 민주당과 함께 위성정당을 만든 정당을 제척해야 한다. 이것은 연대를 위한, 기후정의행진이 기후정의운동이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해 기후파국으로 치닫는 자본과 정부에 맞서, 기후정의운동의 단호한 투쟁을 확대하자.
2025년 8월 6일
강서양천녹색당 · 강원녹색당 · 고대문화 편집위원회 · 고려대 민주학생기념사업회 · 교육노동자현장실천 · 노동당 · 녹색당 · 녹색정치의시간을만들어가는녹색당원들 · 단국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학생모임 새벽 · 대전녹색당 · 사회주의를향한전진 · 생활교육공동체 공룡 · 서울녹색당 ·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 · 수원녹색당 · 여성문화이론연구소 · 이윤보다인간을 · 이화여대 생활도서관 · 자치와자급 · 전북녹색당 · 전환 · 정의당 · 진보3.0 · 청년녹색당 ·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학생공동행동 · 풍천리양수발전소건설반대위원회 · 학생사회주의자연대 · 항꾸네협동조합
'전환 소식 > 성명·논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주노동당 제17차 당대회를 앞두고 - 당명 재개정으로 우리의 연대를 더 넓고 깊게 만들어갑시다 (0) | 2025.07.18 |
---|---|
당원총투표 가결로 새로운 진보정치 세력화의 불씨를 살려냅시다 (0) | 2025.04.30 |
독자적 진보정당, 노동·사회운동과 함께 윤석열을 넘는 사회대개혁 대선을 준비하자 (0) | 2025.04.13 |
이제 윤석열 넘어 사회대개혁을: 새로운 시대를 위한 논쟁에 나서자 (0) | 2025.04.05 |
헌재는 윤석열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자유롭게 하라 (0) | 2025.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