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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소식/성명·논평

광복 80주년 기념 전환 성명 - 투쟁의 역사에서 연대의 내일로

by Domoleft 2025. 8. 15.

[전환 성명]

광복 80주년 기념 전환 성명 - 투쟁의 역사에서 연대의 내일로


오늘 2025년 8월 15일은 한반도의 노동자 민중이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에서 벗어나 광복을 쟁취한 지 80년이 되는 날입니다. 조선의 자주독립과 자본의 착취 없는 세상을 꿈꾸었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노동운동가들의 이상은,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전환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그들의 꿈을 계승하며 이 땅에서 해방과 평등, 평화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 온 모든 사람들에게 연대와 존경을 보냅니다.

그러나 광복 80주년이 갖는 의미가 무색하게도,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다시 한번 동아시아를 전쟁의 굴레로 조금씩 몰아넣고 있습니다. 100석이 넘는 의석을 보유한 제1야당은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며 평화와 공존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곤 합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얼마 전 있었던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는 위안부 허구설을 공공연히 말하고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극우정당이 약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외국인 혐오와 자국민우선주의는 마치 전간기의 국가주의를 연상케 합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그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평화를 이야기하는 동아시아 모든 세력들의 국제연대일 것입니다. 이는 비단 새로운 것이 아니라, 식민지 조선의 해방을 위해 국적을 넘어 연대했던 80년 전 동아시아 국제주의자들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앞장서 제국주의에 맞선 일본의 양심적 활동가들과 그들을 결코 배척하지 않았던 조선 독립운동가들의 삶은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도래를 다시 맞이한 우리의 시대에 여전히 큰 의미를 던집니다.

한편 광복에도 불구하고 지난 80년 동안 한반도 민중의 삶을 옥죄어 온 분단체제와 군사주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격화되는 '신냉전' 체제와 복잡해진 국제정세 속, 이제 한반도 문제는 단순히 민족 내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직결된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동아시아 평화의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사고합시다. 철 지난 흡수통일의 망령을 버리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남북한만이 아니라 평화공존을 고민하는 역내 모든 주체들이 손을 맞잡고 동아시아 평화체제를 새롭게 만들어나가야만 합니다.

또한 끊임없는 독립투쟁으로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을 쟁취한 우리의 기억은 단순히 우리만의 기억일 수 없습니다. 여전히 세계 어딘가에는 80년 전 식민지 조선의 독립투쟁과 같은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어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중심도시 가자 시티 점령을 선언하며 하루 동안 123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폭격과 학살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민중의 싸움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환은 서로 다른 역사와 다른 맥락 속에서도 해방을 위해 펼쳐지는 모든 투쟁의 가치가 결코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식민지 조선의 해방을 위해 헌신한 모든 이들의 뜻을 다시 돌이켜봅니다. 비단 널리 알려진 이들뿐 아니라, 군부독재와 반공주의 아래 비록 그 이름조차 잊혀졌지만 누구보다 치열하게 투쟁하고 연대하며 평등과 평화의 새 세상을 상상했던 수많은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은 지금 대안사회를 그려 나가는 우리의 운동과도 생생히 맞닿아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여전히 식민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세계의 모두와 연대하며 투쟁의 역사에서 연대의 내일로 함께 나아갑시다. 전환은 그 길에 언제까지나 함께하겠습니다.

 

 

2025년 8월 15일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