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 성명]
독자적 진보정당, 노동·사회운동과 함께 윤석열을 넘는 사회대개혁 대선을 준비하자
: 정의당 제9차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전국위원들에게 드리는 호소
윤석열의 파면으로 60일의 숨 가쁜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파면으로 맞이하는 두 번째 대선입니다. 윤석열을 끌어내린 탄핵 광장의 열기는 내란세력 청산과 재집권 저지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사회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내란세력 청산과 재집권 저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불법 계엄을 통해 쿠데타를 모의한 내란 수괴와 그 일당들에 동조하는 세력은 다시는 제도 권력에 근접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공화국의 존망을 염려하는 일이 다시 반복되어서도 안 됩니다. 내란 세력 청산과 재집권 저지는 그저 구호가 아닌 시대의 상식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법적 조사와 처분만으로는 내란 세력을 청산할 수 없습니다. 내란 세력이 발 딛고 있는 우리 사회의 근본 모순을 진단하고 마주하지 않는다면 내란 세력은 그 얼굴을 바꾸어 다시 한 번 우리 앞에 나타날 것입니다. 윤석열의 등장은 박근혜를 몰아낸 자리에 들어선 정권이 안긴 실망감과 회의감에 적절하게 화답하지 못한 민주주의의 좌절입니다. 민주정에 좌절한 이들의 회의를 주워 먹으며 몸집을 키워나간 윤석열이 헌정질서를 우습게 여긴 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내란 세력을 아무리 색출하고 처벌하여도 민주정이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삶의 문제에 무능하다면 “민주정 따윈 필요없다”며 혹세무민하는 세력이 다시 한 번 지친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 것입니다. 그러니 가장 확실한 내란 세력 청산은 사회대개혁의 시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민주정의 효능감을 민중에게 되돌려줄 수 있을 정도의 개혁을 완수해야만 민주주의의 틈새를 노린 내란 세력의 힘을 사멸시킬 수 있습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대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 상속세 완화 등 불평등을 가속하는 정책들에 발맞추어 왔습니다. 국민의힘의 부침을 이용하여 안전한 정권 창출만을 골몰하는 민주당이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사회를 열망하는 광장의 목소리를 통제할 것임은 자명합니다. 개헌 논의 제안을 내란 세력 청산과 대립시켰던 것처럼 민주당의 재집권에 복무하지 않는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다 평등한 사회를 꿈꾼 이들을 대변할 후보가 필요합니다. 광장에서 깃발 휘날리던 성소수자, 여성, 장애, 노동, 청년 등은 시대의 환대를 받지 못했음에도 거리로 나와 민주공화국을 지켰던 이들입니다. 이들의 열망은 민주당 재집권만으로 수렴되지도, 수렴해서도 안 됩니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노동, 사회, 정당들이 모여 “가자! 평등으로!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를 구성하고 대선 공동대응 논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갈수록 유력가들만의 경쟁이 되어 가는 대선을 광장을 닮은 대선으로 확장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어느덧 우리 당의 결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대선을 둘러싼 염려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리의 조건이 어떤 때보다도 수세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허나 정당은 정당다운 해법이 필요합니다. 오늘 정의당이 마주한 위기를, 어쩌면 한국의 진보정당이 한동안 마주할 위기를 넘고자 할 용기가 없다면 우리는 새로운 대안이 절실한 평범한 이들로부터 냉정한 외면을 받을 것입니다.
정의당 전국위원들에게 호소합니다. 제9차 전국위원회에서 대선 방침을 힘 있게 가결하여 사회대개혁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합시다. 내실 있는 대선을 준비하기에도 빠듯한 60일 조기 대선에 부족한 면도 더러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광장 한 쪽을 정의당과 함께 메웠던 노동운동, 사회운동, 그리고 민주당의 자장에 속하길 거부했던 독자적 진보정당의 연대를 대선까지 옮깁시다. 이번엔 독자적 진보정당, 정의당이 광장의 이들과 함께 새 시대의 길을 열어 갑시다.
2025년 4월 12일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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