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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소식/성명·논평

헌재는 윤석열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자유롭게 하라

by Domoleft 2025. 3. 14.

[윤석열 파면 촉구 전환 긴급성명]

헌재는 윤석열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자유롭게 하라


윤석열의 12.3 내란 사태는 3개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총칼과 군인 장병들을 앞세워 국회를 침탈하고 시민들 앞에 장갑차를 세웠다. 헬기를 타고 내려온 공수부대원들은 국회 창문을 깨고 진입했고, 그 광경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 선관위에 군인들을 투입시키고 직원들을 체포해 이송하려는 계획, 정치인들을 체포하고 노조, 사회단체 대표들을 체포하고 이송하려는 계획이 밝혀졌으니 우리는 이제 계엄의 밤 이후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오늘, 그 때의 조악했던 내란 시도를 비웃을 수 있는 건 어쩌면 역사에 허용된 찰나의 우연일지도 모른다. 만약에 국회에 군대가 더 빨리 도착했더라면? 국회 의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인들과 사회단체 지도자들을 구금했더라면? 그 날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을 포고령 위반으로 체포했더라면? 그들을 가장 잔혹하고 공포스러운 본보기 삼아 시민들의 삶과 민주정을 통제하려 했다면? 이러한 질문조차 하지 못했을 계엄의 밤 이후를 상상에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아니, 상상에 남길 수 있는가? 내란의 주역들이 거리로 튀어 나와 그 날에 저마다 말을 얹기 시작했다. 계엄령을 야당의 폭주를 막는 계몽령이라 미화하고, 빼내라 지시한 게 의원이 아니라 요원이라며 말장난을 하고, 대통령이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며 찬양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그 날의 기억을 어떻게든 조작해 보려는 최면의 언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확신에 찬 미소와 주먹을 들어보이는 내란수괴의 모습은 평범한 이들의 삶에 계엄의 밤이 이어지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온다.

 

아니, 착각은 맞는가? 내란도, 계엄도 아니고 탄핵도 안 된다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국가에 암약하고 있는 불만세력을 쓸어내야 한다는 윤석열, 그런 그를 선구자라며 칭송하고 지지하는 광장의 한 공간까지. 그 날의 기억이 착각인 양 덧칠하려는 이들은 내란을 막아낸 그 날 밤마저 내란사범들이 결백한 반증처럼 오염시키고 있다. 총칼로 헌법 위에 군림하는 암흑기를 재현하려던 내란범이 뻔뻔하게 자유와 민주를 말하는 현실은 이미 헌법 유린이고 내란이다. 아직도 한국은 12.3 내란의 밤, 그때의 윤석열에게 붙잡혀 있다.

 

그러니 헌재는 좌고우면 말고 윤석열을 파면하라. 이 길고 긴 악몽에서 단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사회를 윤석열로부터 해방하라. 이는 아주 간단하고 지극히 상식적인 결말이다. 계엄으로 군대를 동원한 것이 야당과 사회에 겁주고 경고하려는, 한 마디로 쇼맨십이었다 말하는 위험천만한 지도자 따위는 용납하지 않음을 선언하라. 윤석열의 파면으로 제2, 제3의 윤석열을 꿈꾸는 이들에게 경고해야만 12.3의 밤과 결별할 수 있다.

 

민주화 이후 지켜온 사회의 상식을, 12.3 내란의 밤에서조차 평범한 사람들이 지켜낸 그 상식을 헌재는 거스르지 말라. 그것이 당신들이 지켜야 할, 이 땅의 수많은 피와 눈물로 쓰여진 민주화 헌법의 정신이자 존재 이유다.

 


2025년 3월 14일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