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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윤석열과 트럼프의 경제정책: 과오는 반복된다

by Domoleft 2025. 3. 17.

[경제] 윤석열과 트럼프의 경제정책: 과오는 반복된다

취임 1개월도 채 되지 않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시작부터 감세와 즉흥적 보호무역, 주변국과의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어딘가 익숙한 것은 우연일까? 윤석열과 트럼프의 '재난적' 경제정책을 비교하며 예견된 실패의 이유를 짚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출처: VOA 코리아

 

12월 3일부터 이어진 내란으로 인하여 한국의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트럼프의 한국 때리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한국 산업에 불리한 정책인 반도체지원법(칩스법) 폐지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의 관세가 높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알레스카 송유관 건설 등 확정되지도 않은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했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리면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압박하고 있습니다.[각주:1]

 

일부 극우파 인사들은 "윤석열은 한국의 트럼프"라고 말합니다. 저는 일리가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과 트럼프 모두 경제를 망치기로 작정했다는 점에서 이 둘에게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윤석열과 트럼프, 두 행정부의 경제적 공통점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감세와 즉흥적 보호무역

윤석열의 가장 두드러지는 경제 정책은 감세입니다. 윤석열은 2022년 5월 대통령 취임 이래 법인세율 인하, 미환류소득에 대한 법인세 폐지, 금융투자소득세 반대 등 끊임없는 감세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제1야당 대표인 이재명은 최근 1년 동안 우파를 자처하며 이에 동조했고, 윤석열의 감세 행보는 폭주했습니다. 제대로 된 견제 장치 없이 속도를 내다 보니, 법률의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는 시행령이 제대로 개정되지 않거나[각주:2] 감세로 인한 세금 수입(이하 '세수') 감소가 예산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졸속 행정이 잇따랐습니다. 12.3 내란 이후 여론의 눈치를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해 상속세 개정안이 부결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특수한 상황에서만 시행해야 하는 임시투자세액 공제가 여야 합의로 상임위에서 통과되는 등, 윤석열의 감세 행보는 제대로 저지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직구 규제'로 대표되는 즉흥적 보호무역 정책도 윤석열을 상징하는 경제 정책입니다. 2024년 5월, 알리, 테무와 같은 해외 직구 플랫폼이 국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자, 윤석열 정부는 해외 직구 규제를 선포했습니다. 명분은 국민의 안전 보호와 국내 기업 보호였습니다. 비록 직구 규제는 국민들의 반발 속에서 며칠도 채 되지 않아 철회되었으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홍수가 나는데 제방 공사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는 등 해외 직구 규제를 옹호하는 여당 정치인의 지지가 잇따랐습니다. 기업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면 시장경제의 원칙도 거스를 수 있다는 '자유주의자'들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직구규제 반대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 출처: 산업일보


그런데 이러한 윤석열의 행보는 심지어 '자국 우선주의'라고 부를 수도 없습니다. 윤석열은 라인 매각사태를 통해,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외국에 마음껏 경제적 편익을 줄 수 있음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에 대한 자본구조 검토를 지시하는 등 라인을 사실상 일본에 매각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윤석열은 이에 적극 호응했습니다. 라인을 지키기는커녕 ‘제 값 받는 게 목표’란 발언을 하며 한국 기업을 버린 것입니다. 그 외에도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을 통해 외국 기업의 배상을 대신해주는 등, 윤석열의 특정국 편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각주:3]

이처럼 자유 시장을 외치던 윤석열은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각종 시장을 마음껏 교란했습니다. 자기 말 안 들으면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는 윤석열의 행보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에서 사회주의자나 반전주의자에게 가해지던 ‘비국민’ 타령이 생각나게 합니다. 경제와 시장을 바라보는 윤석열의 이러한 시각은 트럼프에게서도 똑같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문제점 역시도 동일합니다.

 

트럼프의 가장 대표적인 정책 역시 감세입니다.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법인세 최고세율은 35%에서 21%로 인하된 바 있는데, 트럼프는 2기 취임 당시 이를 다시 15%까지 인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한 외국 기업이 내는 관세에 대해서는 우방국을 위협하며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관세를 올려서 얻은 세수로 소득세를 폐지할 수 있다'며 미국의 개인이 내는 소득세를 폐지할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각주:4] 또한 보너스 감가상각을 통해 비용 처리할 수 있는 여지를 늘리거나, 각종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하는 등 의회를 등에 업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멈출 줄 모릅니다.[각주:5]

 

앞서 말씀드린 관세 등 즉흥적 보호무역 정책 또한 트럼프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입니다.[각주:6] 트럼프는 연일 캐나다를 포함한 주변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요 아시아 우방국과 미국은 이미 FTA를 체결해 관세가 상당히 낮음에도 미국에 대한 관세가 높다며 상계관세를 부과할 조짐을 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보호무역적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냥 관세 인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연기하고 다시 취소하는 등 좌충우돌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백악관에서 젤렌스키와 언쟁하는 트럼프. 출처: AFP 통신

 

그 와중에 자신의 마음에 드는 국가에 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편애가 이어지고 있는 것 역시 윤석열과 비슷합니다. 트럼프의 대러 경제정책은 프랑스나 영국의 우파 인사들로 하여금  트럼프가 러시아의 간첩이라는 의혹을 제기[각주:7]하게끔 할 정도입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 러시아와 경제 개발 협상 추진 등 기존 미국의 반러 기조를 깨고 있습니다.[각주:8]


역대급 세수펑크와 신뢰 상실

윤석열의 감세는 ‘역대급 세수펑크’라는 비극을 불러왔습니다. 그 결과는 ‘R&D 입틀막’으로 대표되는 각종 지출 감소입니다.[각주:9] [각주:10] 이미 복지나 고용을 비롯한 재량 지출은 2025년도 예산안에서 전년 대비 5조 원 가까이 줄었습니다.[각주:11] 이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지방자치단체에 줄 교부금이나 다른 사업에 쓸 기금에서 자금을 가져오면서 부족한 세금을 메꾸고 있습니다. 매일신문 같은 친윤 매체에선 애써 무시하는 사실이지만, 기업이나 개인이 비슷한 행동을 한다면 그 매체들은 '돌려막기'라는 비판을 아끼지 않았을 것입니다.[각주:12]

지켜지지 않은 윤석열의 2024년 신년 약속. 출처: KTV

 

윤석열은 직구 규제와 같이 일관적이지 않은 즉흥적 정책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뜨렸습니다. 이는 경제적 비효율성을 초래하며, 기업이나 소비자 등 시장 참여자들에게 "이 정부는 수틀리면 언제든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인식을 남깁니다.[각주:13] 외국의 경제 주체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은 덤입니다. 보수주의의 대부인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각종 경제 정책을 바꾸는 모습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잃게 만듭니다. 탄핵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아스팔트에서 '자유'나 '민주'를 입에 담지만, 정작 그런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주체는 윤석열입니다. 영국의 전직 총리인 리즈 트러스는 윤석열처럼 시장의 불신을 키우는 경제 정책을 내놓았다가 최단기 총리라는 오명을 쓰고 다음 선거에서 낙선까지 했는데, 지지자들에게 아직도 비호받는 윤석열을 리즈 트러스가 본다면 부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 역시 파국을 불러일으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감세로 인해 세수는 줄어들었지만, 국방비 증가나 인프라 확충 같은 재정지출 공약은 많습니다. 재정 파탄은 예정된 수순입니다. 트럼프의 공약을 모두 실현하려면 민주당의 진보적 정치인들이 주로 지지하는 현대통화이론(MMT)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는 비아냥 섞인 전망이 나올 지경입니다.[각주:14] 감세를 했지만 오히려 지출을 늘려야 한다면 답은 미국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밖에 없습니다. 시장도 미국 국채가 대거 발행될 것을 예상해, 트럼프의 의향과 달리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트럼프 본인이 비판했던 재정적자로 이어집니다. 심지어는 "미국이 동맹국에게 무이자 영구채를 강매할 것"이라는 찌라시마저 돌고 있습니다. 오바마와 바이든의 재정적자를 공격했던 미국의 보수 언론들, 그리고 재정적자를 이유로 복지·노동정책의 축소를 요구했던 한국의 보수 인사들은, 과연 트럼프가 불러올 재앙적 재정적자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낼까요?


윤석열과 트럼프의 '깽판'

윤석열의 경제 실정은 정책적 실패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한민국 경제에 한방을 날린 비상계엄 선포입니다. 윤석열은 자신의 '깽판' 끝에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예산안 통과에 큰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윤석열의 최측근인 최상목마저 경제를 이유로 계엄을 반대했으나 강행되었고, 상황은 당시 최상목의 우려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광화문 정부청사에 출근하는 필자의 배우자는 "그냥 오이처럼 생겼던 한덕수가 계엄 다음날엔 썩은 오이가 됐더라"고 말했습니다. 그 날 '썩은 오이'가 된 건 한덕수뿐만이 아닙니다. 환율은 끊임없이 오르고 지난해 말 외환보유고는 최근 몇 년간 4분기 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계엄이 한국 경제에 '막타'를 날렸다는 것은 수치가 증명합니다.[각주: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아직도 계엄령을 계몽령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전광훈과 전한길이 주장하는 '계몽'은 모두가 함께 가난한 세상을 향해 가는 계몽인가요?

계엄 이후 굳은 표정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일가의 사적 문제도 경제적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배우자인 김건희가 주가조작에 휩쓸렸다는 의혹에 대해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공정한 규정 준수는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 줍니다. 포항 석유 사건도 딱히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에 김건희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자 윤석열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는 대신, 포항에서 석유가 난다는 미확인 발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화제를 돌렸습니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을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되지 않길 바라는 간첩', 혹은 '중국의 스파이인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이며 바람몰이를 하던 모습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또 석유의 방주에 올라타라고 외치며 관련 주가를 부양하던 윤석열 지지자의 모습 역시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현실성 없는 계획임이 밝혀지자 나몰라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용산에서 리딩방을 운영하냐'는 세간의 비아냥 섞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트럼프 역시 단순한 보호주의로 설명할 수 없는 '깽판'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우방국에 대한 관세 인상만으로도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고압적인 실언까지 내뱉어 자국 경제상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캐나다 총리를 '캐나다 주지사'로 지칭하며 모멸감을 주고 있고[각주:16], 트럼프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폴란드 외무장관에 '꼬마' 같은 표현을 섞어가며 극단적인 발언을 뱉고 있습니다.[각주:17] 이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 사이에서도 큰 반발을 일으켰고, 미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각주:18]

트럼프로 인해 아메리카노가 아닌 '캐나디아노(Canadiano)'를 판매하는 캐나다의 한 카페. 출처: 카페 '킥킹 호스' SNS


또한 리쇼어링으로 인해 인건비가 비싼 미국 노동자의 제조업 투입 비중이 높아져 코로나 당시보다 더 큰 인플레이션이 미국에 찾아올 것이란 예측이 트럼프 취임 전부터 컸는데[각주:19], 이 우려는 이제 현실이 되어 계란을 시작으로 미국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입니다.[각주:20]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처는 '뒷마당에서 닭을 키워 인플레이션과 싸워라'와 같은 수준입니다.[각주:21] 거기다 자신들의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친기업 경제학마저 버리는 모양새입니다. 본래 유진 파마를 비롯한 경제학자들은 '시장의 가격은 모든 정보를 반영하고 있다'는 효율적 시장 이론을 주장하고, 이는 자유 시장경쟁의 주된 논거로 쓰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애니멀 스피릿' 같은 케인지언적인 단어까지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각주:22] [각주:23] 자신이 트럼프에게 버림받은 것을 안 보수 경제학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경제 실책은 나몰라라하며 사리사욕을 챙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모습 또한 윤석열과 닮았습니다. 트럼프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는 이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시세를 조종했고, 이는 암호화폐가 아닌 일반적인 주식이었다면 진작에 처벌되었을 범죄입니다. 실제로 테슬라 주식에 대해 비슷한 행위를 저지른 건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바도 있습니다.[각주:24]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도지코인과 관련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고, 트럼프 집권 후 스스로 세운 정부 부처인 '정부효율부'의 이름을 DOGE로 짓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일론 머스크의 행태를 트럼프도 배운 모양입니다. 트럼프는 2024년 재선 후 직접 '오피셜 트럼프'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했고, 이를 통해 수천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머쥐었습니다.[각주:25]

'정부효율부(DOGE)'의 로고를 X(구 트위터)에 올린 일론 머스크. 출처: 게티이미지


반대파를 '딥스테이트(막후를 지배하는 엘리트 기득권)'로 몰아붙이고, 이에 대해 통제를 시도하는 모습 또한 윤석열과 유사합니다. 이미 재선 전인 2023년 트럼프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강화해 마음에 들지 않는 공무원을 해임할 권한을 가지려는 행보를 보였고 이는 취임 후 일론 머스크의 DOGE로 현실화되었습니다.[각주:26] 1기 행정부 당시 이미 연방준비제도(미국 중앙은행)의 의장인 재닛 옐런과 큰 갈등을 빚은 바 있는 트럼프는, 2기 취임 이후 딥스테이트를 뿌리뽑는다는 명분으로 연방준비제도의 인사권은 물론 반독점법을 시행하는 연방거래위원회 등 각종 독립기구의 인사권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각주:27] 이는 자본주의적 입장에서조차 자유 시장을 '보호'하기는커녕 각종 시장 기구에 개입해 권력욕을 채우면서 공정함을 저해하고 시장 질서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총체적으로 실패한 윤석열과 트럼프의 경제정책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고, 그 후과는 끝없는 인플레이션과 환율 폭등으로 2025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역시 취임으로부터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윤석열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정치와 사회대전환의 가능성을 고민하는 우리에게 있어 이들을 단순히 조롱하고 비난만 하는 것은, 속은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삶의 어떤 문제도 해결해 주지는 못합니다.

 

미국 좌파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지난 1월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트럼프의 취임사가 이 나라의 일하는 가정이 직면한 모든 경제 문제를 무시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각주:28] 샌더스의 일갈은 미국의 메디케어(건강보험)를 후퇴시키고 주택난을 외면하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그 문제의식은 똑같은 경제적 실패를 겪고 있으며 똑같은 방식으로 노동자·민중의 존재가 지워지곤 하는 지금의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가디언>지에 기고한 버니 샌더스의 글. 출처: 가디언

 

진보정치와 사회운동이 말하는 총체적 사회대전환의 과정은 윤석열과 트럼프의 실패를 심도 깊이 고민한 뒤 그 반대로 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묻지마 감세 대신 강력한 복지를 통한 사회안전망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이루는 길은 지도자 개인의 호오에 따른 즉흥적 정책이 아니라 잘 짜여지고 충분히 숙고된 일관적 경제정책이어야 합니다. 윤석열과 트럼프의 경제정책이라는 '재해'를 이겨내고 그것과 정반대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그 재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윤석열을 끌어내리고자 싸우면서도 윤석열과 트럼프의 경제적 실패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봉독

공인회계사, 세무사. 현재 모 회계법인의 세무팀에서 일하고 있다.

<도모>에 어려운 경제 이슈를 풀어쓰는 글을 기고한다. 조세정의와 진보적 경제정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세무사지만 여전히 세법은 어렵다.


각주

  1. 관세·반도체·에너지... 트럼프, 한국에도 거액 청구서 내밀었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03/06/4CDXZPD2FNFFRB6YWQNZR2UUOQ/  [본문으로]
  2. 장혜영, "기재부 시행령 늑장 개정으로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신고 '0',…공제율만 인상됐다" https://www.sejun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41686 [본문으로]
  3. 묻기도 전에 퍼준다…윤석열식 '마음 외교'가 최악인 이유 https://m.pressian.com/m/pages/articles/2024090321535242961?utm_source=chatgpt.com [본문으로]
  4. 트럼프 “관세로 엄청난 돈 들어오면 소득세 폐지 가능”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50221/131077835/1 [본문으로]
  5. 주가 강세에 트럼프 친기업 정책까지…달아오르는 미국 IPO 시장 https://www.yna.co.kr/view/AKR20250106035800009?input=1195m [본문으로]
  6. 美 'MAGA' 속도…감세·국경 단일법안 추진 https://www.mk.co.kr/news/world/11211064 [본문으로]
  7. Senior Conservative MP says UK must consider possibility ‘Trump is a Russian asset’ https://www.politics.co.uk/news/2025/03/04/senior-conservative-mp-says-uk-must-consider-possibility-trump-is-a-russian-asset/ [본문으로]
  8. 면전에서 젤렌스키 내친 트럼프, 러시아와 ‘경협’ 속도 내나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031530001 [본문으로]
  9. “대규모 세수결손 없을 것”이라더니…2년 연속 수십조 결손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81735.html#cb [본문으로]
  10. 세입여건 녹록치 않은 2025년, '강민수號' 국세청 세정 포커스는? (2) https://www.in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1397 [본문으로]
  11. ‘약자복지’ 챙긴다더니…확 줄어든 재량지출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032048005 [본문으로]
  12. ‘세수펑크 돌려막기’‘계엄 예산쪽지’에…기재부 분리론 '솔솔’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30006642102336&mediaCodeNo=257 [본문으로]
  13. 해외직구 규제도 오락가락, 정책 신뢰 허무는 정부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141138.html?utm_source=chatgpt.com [본문으로]
  14. 엔화로 美 국채투자, '제2 키코 사태'로 번지나?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10670735 [본문으로]
  15. 고꾸라진 경제 덮친 탄핵 정국…박근혜 땐 반도체라도 좋았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60600025 [본문으로]
  16. 캐나다 보복관세에… 트럼프 “트뤼도 '주지사'는 들으시오” 재보복 위협 https://m.etnews.com/20250305000166 [본문으로]
  17. '스타링크 차단설' 논쟁…美국무, 폴란드에 "고마운 줄 알라"(종합) https://www.yna.co.kr/view/AKR20250310002051075 [본문으로]
  18. "코카콜라·맥도날드·스타벅스 가지 마"…세계 각지서 '미국산 불매운동’ https://cm.asiae.co.kr/article/2025030919054847440 [본문으로]
  19. 서머스 전 美재무 "'트럼플레이션' 쇼크,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할 것”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41114_0002959042 [본문으로]
  20. 계란 12개 한 판이 1만 4천 원‥트럼프 관세에 미국 서민들 '비명’ https://imnews.imbc.com/replay/2025/nwdesk/article/6693285_36799.html [본문으로]
  21. "뒷마당서 닭 키워라" 美 장관이 내놓은 달걀값 폭등 해법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03/06/KVXL2FWW25BUXGKRLZKUYABOUA/ [본문으로]
  22. 주가급락에 진화 나선 백악관 “주식시장 동물적 반응, 업계 현실과 차이”…기업·금융계 총수와도 회동(종합) https://mbiz.heraldcorp.com/article/10438315 [본문으로]
  23. 케인즈의 ‘애니멀 스피릿’ 이론은 왜 잘못됐는가(자유기업원 2022년 칼럼) https://www.cfe.org/20220916_24965 [본문으로]
  24. "테슬라 상장폐지" 5년전 입방정... 머스크, 550억원 벌금 문다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3/09/03/KQOY4ZLVJRENDOGITDOC2VE4ME/ [본문으로]
  25. 밈코인 발행해 1조원 벌어들인 트럼프···"자신은 막대한 수익, 투자자는 폭락 피해” https://decenter.kr/NewsView/2GOUPSWOY1/GZ03 [본문으로]
  26. "트럼프, 재선시 대통령 권한 확대해 맘에 안드는 공무원 해고” https://www.yna.co.kr/view/AKR20230718008400071?utm_source=chatgpt.com [본문으로]
  27. 트럼프, 딥스테이트 해체-의회 무력화… 무소불위 백악관 만든다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41118/130443979/2?utm_source=chatgpt.com [본문으로]
  28. 버니 샌더스 "트럼프 취임사, 거의 모든 민생문제 외면" https://www.yna.co.kr/view/AKR20250124119600009 [본문으로]